다음으론 이 일을 내가 왜 해야하는가.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에게 이 답은 ‘보람’과 ‘보수’입니다. 내가 보람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돈 받으면서 할 수 있으면 너무 좋을 거 같아요. 다르게 얘기하면 ‘덕업일치’, 이걸 중요하게 여기는게 아닌가 싶어요. 위 두 가지에서 ‘보람’ 이 부분이 걸림돌이었습니다. 제가 제안한 전략이 실행이 되서, 동작하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낄 거 같아요. 컨설턴트 중에선 실제로 내가 세운 전략이 실행되었는지 확인을 못하거나, 효용이 얼만큼 있었는지 보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엔 그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는데, 내가 세운 전략이 시장 상황이 변해서 한 달 뒤에는 유효하지 않게 되거나, 클라이언트가 이를 거부하거나, 방향성에는 동의하나 실행하기에는 리소스가 적다는 등의 이유로 리젝되는 케이스를 보니 체감이 확 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서 컨설턴트 중 누구에게 물어도 이 사실 자체를 부정하거나, 클라이언트를 탓하거나 하는 등이어서 누구에게도 명쾌하게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이 답을 BCG 후에 클라썸에 간 컨설턴트분과의 커피챗을 통해 조금은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 분이 하신 말 중에 제일 인상깊은 게 ‘실행할 수 없는 전략은 전략이 아니다.’ 였어요. 그리고 본질적으로 컨설팅이 그런 보람을 느끼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을 설명해주었고, 컨설팅 안에서 배운 것들이 컨설팅 밖의 세상에서 분명히 도움이 된다는 점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명확히 말씀해주심과 동시에 그렇기에 본인은 컨설팅 자체를 ‘자격증’처럼 버텼다고 했습니다. 너무 맞는 말이었고 공감이 되었어요. 그 말이 참이라면, 제가 해야할 고민은 이제 시간의 영역으로 넘어갑니다. 언제든지 딸 수 있는 자격증이라면, 내가 지금 꼭 따야할까? 원래는 지금 아니면 못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가설도 MBB 인턴을 하면서, 설명회를 다니면서 틀렸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MBB 인턴을 할 때도, 다른 곳에서 이직하신 분도 계셨고, 설명회에서도 공대 출신으로 삼성에서 오신 분, MSK 선배님의 아내분도 경력으로 이직하시는 케이스를 보면서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음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