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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회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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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회고글을 쓰네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군대 때부터 회고를 전혀 하지 못해서, 늦은 마음으로나마 회고를 해봅니다.
이번 회고를 작성하면서 신기하게 느낀 것 한가지는 과거 시점을 되살리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에요. 과거에는 내가 맞다고 생각했던 것이 틀릴 수도 있고, 시간과 함께 그 의미가 변할 수도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고는 전역할 당시와 23년 1학기의 절반이 지난 현재의 느낌을 비교하면서 작성해볼게요.
1.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생활은 중요하다.
군대에서는 굉장히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생활을 하게 되요. 8시 반에 출근하고 11시 반에 점심 먹고 1시에 출근하고 4시 반에 퇴근하기. 이렇게 반복적이고 안정적인 생활이 얼마나 하기 힘든지 대학생활을 시작하면서 다시 한 번 느꼈어요. 그렇다면 군대에서는 어떻게 자연스럽게 됬을까를 고민해보니, 여러 것들에 주의를 빼앗기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리고 이런 주의를 집중시켜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유가 아니라 제약이었어요. 밖에를 나가지 못하니 신경 쓸건 딱 사무실 업무랑 자기계발 이 두 가지 밖에 없었고, 자기계발도 군대에서 최대한 할 수 있는 쪽을 생각하다보니 개발 쪽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했어요. 반면에 전역을 한 지금은 저에게 너무 많은 자유, 선택지가 있고 학점도 20학점이라 흔히 얘기하는 컨텍스트 스위칭이 너무 심하더라고요. 특히 공부에 있어서 군대 때는 백엔드 공부와 알고리즘 그리고 3~4개월에 하나씩 전공 공부를 하면 됬는데, 여기는 4개월에 5과목을 하려고 하니 훨씬 주의가 많이 분산되었어요. 그렇다면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점은, 현재 생활이 전체 진로와 방향이 맞다고 스스로 안정감을 느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았을 때, 지금은 굉장히 불안한 상태인거 같아요. 왜냐하면 지금부터 졸업까지 이어지는 이번 페이즈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들어보는게 중요한데, 아직 그 일을 해보지 못했거든요. 국내 개발자로서의 진로는 정보도 많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도 많아서 괜찮은데 좀 부족한 부분은 학졸 후 해외 취업, 학졸 후 컨설팅 준비, 대학원 후 해외 유학 정도인거 같아요. 이를 위한 조언과 커넥션이 부족해서 지금부터 여름 끝날 때까지 조사를 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우선은 대학원 후 해외 유학의 경우부터 개별 연구를 통해서 조금 해소를 해볼 생각입니다!
2.
지금 하는 일에 매몰되지 않기
위의 컨텍스트와 비슷한 얘기인거 같아요. 지난 아싳 2년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것 중 하나가 ‘지금 하는 일에 매몰되지 않기’에요. 저는 소속감도 굉장히 중요하고, 그 만큼 책임감도 많이 느끼는 사람이에요. 이러다보니 저의 의지와 관계없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정말 진심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군대에 있을 때는 그 방향으로 deep-dive를 해야했기에 이런 점이 오히려 좋았지만, 대학생활로 복귀한 지금은 아니에요. 저한테 중요한 우선순위를 잘 정하고, 남에게 조금은 책임을 맡겨보는게 능동적인 삶을 사는 방법임을 기억하고 지내야할 거 같아요. 그리고 이와 동시에 지금 가는 길이 과연 잘 가고 있는 길인지 점검할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속력은 빠르지만 속도는 느린 상태가 되어버릴 수 있으니까요. 저는 이런 시간을 올해 여름으로 바라보고 있고, 그래서 이번 여름이 정말 중요한 시간이 될 거 같아요.
3.
독서는 진정한 휴식인데 자주 망각하는 거 같아요.
생각보다 전역하고 책을 잘 안 읽는거 같아요. 단적으로 읽은 책 갯수만 보더라도 현저히 적은데, 왜 그런가 생각해보면 삶에서 독서의 우선순위가 다소 떨어진거 같아요. 인턴을 할 때는 근무 - 퇴근 - 운동 - 플젝 코드 - 잠이 거의 반복이었고, 그렇다보니 정말 가끔씩 책을 읽게 된거 같아요. 책에 대한 우선순위를 얼마나 가져가야할지 상당히 고민이 되요. 제가 생각하는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은, 스스로가 변화한다는 거에요. 하지만 그런 변화보다 지금 당장 쳐내야하는 태스크가 더 많다면 자연스럽게 독서의 우선순위가 떨어지는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아예 또 스마트폰을 안 볼 순 없기 때문에… 균형을 잡는게 힘든 거 같아요.